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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6 0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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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_소식지_논설] 핵산업계의 거짓말_김익중


핵산업계의 거짓말

김익중(동국의대, '핵없는 세상을 위한 의사회' 공동운영위원장)


우리나라의 핵발전소에서 몇 번의 사고가 일어났을까? 한국에는 23개의 핵발전소가 있고, 오래된 것은 30년이 넘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653회의 사고 횟수는 그리 적지 않다고 느껴진다. (과기부 산하의 원자력안전기술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 숫자를 믿지 않는다. 과거에 정부와 한수원이 거짓말 한 사례들 때문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법에 있는 대로 24시간 내에 국민들에게 고지하지 않고 숨겼던 사례가 많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본다.

1) 1984년과 '88년에 월성 1호기 냉각수 누출 사고가 ’88년 국정감사 때까지 은폐되었다.  
2) 1995년 월성 1호기 방사성물질 누출사고가 1년 뒤에야 보도되었다.  
3) 1996년 영광 2호기 냉각재가 누출되었으나 몇 주 후 주변 환경을 오염시킨 뒤에야 알려졌다.
4) 2002년 울진 4호기 증기발생기 관 절단으로 인한 냉각수 누출사고도 단순 누설사고로 축소되었다.
5) 2003년 부안의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후보부지 예비조사보고서’가 한 달간 미공개 되었다가  TV 공개토론회에서 지적된 후 공개되었다.
6) 2004년 영광 5호기 방사성물질 누출이 감지되었으나 재가동을 강행했고 일주일간 은폐했다.
7) 2007년 대전 원자력연구소 핵물질 3kg이 들어있는 우라늄 시료박스가 소각장으로 유출된 사건이 3개월이나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지만 분실된 우라늄은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8) 2005년 경주 핵폐기장 주민투표 당시 부지조사 보고서는 4년간 은폐했다.
9) 2007년 12월 고리 1호기 수명연장 허가 당시 안전조사 보고서는 공개를 거부하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자 2011년 공개하였으나 그나마 복사, 사진촬영, 필사 등을 금지하고 직접 와서 보는 것만을 허용하였다. 참고로 이 보고서는 5,000 페이지가 넘는 보고서이다.

이런 은폐사건들을 고려해보면 653회이라는 사고 횟수가 성공적으로 은폐한 사고들을 제외한 숫자임을 알 수 있다. 핵산업계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진실을 감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번 사건에서 보도된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태도만 보아도 알 수 있는데, 일본정부는 멜트다운 사실을 세달이나 지난 시점에야 인정하는 등 수 많은 거짓말들을 세계인 앞에서 해왔다. 그리고 일본정부는 아직도 후쿠시마핵사고의 규모가 체르노빌의 10배라는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

필자가 선정한 핵산업계의 4대 거짓말은 다음과 같다.

1) 핵사고의 확률은 백만분의 1이다.
핵사고의 확률은 전세계 442개 중 6개에서 발생했으니 백만분의 1이 아니라 80분의 1이다. 퍼센트로 표시하면 1.35%가 나온다. 이 확률은 원전 1개 당 핵사고 확률이며, 한국에 23개의 핵발전소가 있으므로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한국에서 핵사고 확률은 약 27%가 된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같은 핵사고가 한국에서 발생할 확률이다.

2) 핵발전은 경제적이다.
정부는 이렇게 답만 내놓고 여태까지 단 한번도 핵발전의 원가 계산공식을 내놓은적이 없다. 수많은 환경단체들의 요청이나 심지어 국회의원의 요청에도 한번도 이 핵발전의 원가를 공개한적이 없다. 핵발전의 원가는 국가기밀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핵발전의 원가가 싸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것은 대표적인 거짓말이다. 미국 Duke 대학 교수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핵발전 원가는 2010년부터 재생가능발전 중 가장 비싸다는 태양광 발전보다 더 비싸졌다. 우리나라 전기가 싼 이유는 핵발전의 원가가 싸서가 아니라 세금의 보조금 때문이다. 핵발전을 위한 세금보조금은 앞으로도 10만년 이상 지급될 것이다. 고준위폐기장의 관리비용은 앞으로도 10만년 이상 들어야하기 때문이다.

3) 핵발전의 대안은 없다.
이 역시 큰 거짓말이다. 핵발전의 대안은 있다. 탈핵을 결정한 스위스, 독일, 벨기에 등이 대안도 없이 이런 결정을 했을 리가 만무하다. 이들 국가의 대안을 살펴보면 모두 동일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바로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이다. 재생가능 에너지는 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수력, 지열발전 등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현재 이런 재생가능 에너지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풍력발전은 전 세계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있고, 태양광발전의 경우는 매년 5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반면에 핵발전은 1980년대 후반부 이후 20년 이상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급속하게 그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 재생가능에너지는 이미 발전 전체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오히려 핵발전이 재생가능 발전보다 더 적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핵발전의 대안은 없다는 말은 사실 코웃음을 유발시킨다. 핵발전은 필요악이 아니고 불필요악일 뿐이다. 세계 발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전혀 주목할 필요가 없는 정도인 것이다.

4)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
미국 과학아카데미가 발표한 전리방사선의 생물학적 영향 보고서(BEIR VII)에 의하면 방사능 피폭과 암 발생은 비례하며, 역치가 없다고 결론이 나있다. 즉,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능이라도 피폭량에 비례하여 암발생을 증가시킨다고 결론이 나있는 것이다. 이 결론은 세계보건기구 뿐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함께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과학적 연구결과를 두고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거짓말을 지금도 지속하는 것은 범죄에 속하다고 판단된다. 그들이 말하는 이른바 기준치는 나라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다.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피폭기준치를 20배나 높여버렸다. 그래놓고 기준치 이하로 피폭된 경우에는 국가가 배상하거나 대책을 세우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또한 나라마다 음식에서의 방사성물질의 허용 기준치가 들쭉날쭉 다르다. 그 이유는 이 기준치가 전혀 의학적 근거가 없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이 기준치가 마치 안전기준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기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기준치는 각 나라의 핵산업계와 공무원들이 정하는 것이다. 전혀 안전과는 관계 없는 것이다.

핵산업계는 거짓말이 없으면 유지할 수 없는 산업이다. 국민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면 절대 용인될 수 없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핵산업계는 국가기밀이라는 미명하에 각종 정보를 숨기거나 거짓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필자가 이렇게 지치지 않고 반핵운동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거짓말에 대한 강한 분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필자를 괴롭혀왔던 것은 우리나라에서 핵사고가 발생할 확률 27%라는 숫자였다. 그 사고확률을 제로로 낮추는 방안은 탈핵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탈핵은 꼭 이뤄야 하는 목표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 탈핵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이 가고있는 탈핵의 길을 우리도 의지만 있으면 갈 수 있다.

탈핵은 반드시 해야하며, 또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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